소비자들이 경험, 디자인, 스타일, 스토리 등 감성적, 무형적 가치를 중시하게 됨에 따라 창의적, 독창적, 전뇌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하이컨셉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래의 생존과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하이컨셉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비용 절감,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한 전통적인 제품 혁신, 고객 가치 제고가 점차 한계에 직면하는 가운데, 창의적, 독창적 컨셉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하이컨셉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저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 박사도 향후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기업 형태로 하이컨셉 기업을 거론한 바 있다.
예를 들어, Apple은 ‘세련되고 사용하기 편하며 음악 서비스와 결합된 MP3 플레이어’라는 창의적인 컨셉 하나로 불과 3년 만에 MP3 플레이어 산업과 음악 산업의 경쟁 주도권을 차지했다. 또한 Apple은 과거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독창적인 컨셉을 빠르게 현실화하고, 이를 산업 영향력으로 확장시키는 사업 모델을 구현함으로써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비용 절감이나 독자적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혁신을 달성하고, 고객 가치를 제고했던 과거의 전통적인 경쟁 패턴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하이컨셉이란 무엇이며, 이를 경쟁 역량으로 활용하는 하이컨셉 기업이란 어떤 특징을 가질까? 그리고 향후 하이컨셉 시대가 본격화된다면 경쟁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고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하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하이컨셉 시대의 변화상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한다.
전통적 혁신의 한계 봉착과 하이컨셉 부상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기술 혁신이나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쟁해 왔다. 즉 새로운 독자 기술을 통해 고성능, 다기능의 차세대 제품을 남보다 먼저 개발하거나 동일한 기능, 성능의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나 기술 혁신에 의한 차별화 전략은 기술의 범용화, 기업간 기술 격차의 축소 등으로 인해 시장 내 후발 주자들에 의해 점점 더 쉽게 대체, 복제, 모방되면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도 마찬가지이다. BRICs 등 신흥 국가의 저원가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해 R&D나 생산 측면에서 기존 기업들이 대응하기 힘든 원가 우위를 창출하며 저비용의 극한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저원가 기업들이 산업 내에서 학습을 지속하면서 제품군 다양화, 저원가 솔루션 제공, 신흥 지역 중심의 브랜드 강화 등 정교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하게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기업들이 저원가 기업 대비 강점으로 내세웠던 전통적인 차별화 요소들마저 빠르게 모방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 내에서 자신만의 차별적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새로운 차별화 방식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최근 선도적인 기업들 중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통해 혁신을 달성하고 고객 가치를 제고하려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차별적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지도 않고, 독자적인 원가 절감 방안이나 방대한 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변화하는 고객의 가치에 집중하여, 높은 성과를 달성하며 시장의 새로운 게임 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기반한 새로운 컨셉과 이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실제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무기 삼아 성장하는 이들 기업들이 바로 ‘하이컨셉 기업’이다.
하이컨셉이란 무엇인가
하이컨셉은 원래 다니엘 핑크(2006)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에서 제시된 개념이다. 다니엘 핑크는 18세기 이후 산업의 변화를 농경 시대, 산업화 시대, 정보화 시대, 그리고 하이컨셉의 시대로 구분한다. 특히 그는 현재 지식근로자가 주도하는 정보화시대가 조만간 창의성, 감성 등의 새로운 능력으로 무장한 창조근로자가 주도하는 ‘하이컨셉 시대’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다니엘 핑크에 따르면 하이컨셉은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무관해 보이는 아이디어의 결합을 통해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역량, 예술적·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하이컨셉’이란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과 실현 능력인 것이다. 또한 하이컨셉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서는 하이터치가 중요하다. ‘하이터치’는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것,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 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최근 개봉된 ‘트랜스포머’라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생각해 보자. 트랜스포머는 로봇 시대의 개막이라는 시대적 트렌드와 만화의 영화화라는 영화 산업 트렌드 속에서 아직 거대 로봇을 테마로 한 SF 영화는 나온 바 없다는 기회를 포착했다. 여기에 80년대 어린이용 만화 영화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결합시켜 남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거대 로봇 만화 영화를 실사화한다’는 컨셉을 창조하고 실현했다. 이 과정에서 최첨단의 그래픽 기술을 활용하여 현란한 시각적 향연을 창출해 냈다. 이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하이터치 때문이다. 80년대 로봇 만화를 보고 자라난 30~40대 성인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남자의 로망’이라는 미묘한 코드를 이해하고 이에 호소함으로써 공감을 넘어 열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하이컨셉 기업의 조건
이를 감안할 때 기업 입장에서 하이컨셉은 기능, 성능 가치 대신 새로운 감성 가치를 창조하거나, 차세대 기술/제품의 추구 대신 새로운 제품 컨셉을 창조하는 것 등으로 정의될 수 있다. 즉 사회와 소비자들의 시대적 변화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자의 감성적 니즈를 기회로 포착하고, 현재 존재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모아 새롭고 매혹적인 컨셉의 제품으로 구현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컨셉 기업은 쉽게 생각하면 하이컨셉을 잘 구현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컨셉은 부분적으로 모방될 수 있고, 수익 창출로 연결되지 못할 수도 있으며,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하이컨셉 기업은 지속적으로 하이컨셉을 창출하고, 모방할 수 없는 수익 창출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한 역량 기반과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AV 가전의 B&O, 생활 가전의 Rowenta 등은 자신만의 컨셉이 담긴 디자인의 전자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의 컨셉 구현은 단순한 디자인 차별화를 넘어 아우라(Aura,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올라 있기 때문에 후발 기업들의 디자인 모방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Apple, Amadana와 같은 기업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서비스, 스토리 등을 활용하여 모방하기 힘든 차별적 지위를 구축하고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이컨셉 기업들의 눈부신 성과
하이컨셉 기업은 기존 전자기업들에 비해 고성장, 고수익의 사업 성과와 함께 고객, 시장으로부터의 반향과 지지를 획득하고 있다. Sony, Matsushita 등 일본의 5대 전자기업과 Apple 등 하이컨셉 기업의 최근 3년간 성장성과 수익성 비교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대부분 4% 이내에 머무르며 실적 부진과 장기적인 기업 가치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반면 하이컨셉 기업들은 7~10%를 상회하는 높은 수익성을 구가하고 있다. Apple의 경우 53%의 놀라운 성장성 또한 기록하고 있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양상은 혁신 방향의 변화를 시사한다. 일본 기업들은 지금까지 제품, 서비스 차원의 개별적인 혁신에 집중하여 기술 개발과 대량생산 등 기존 패러다임하에서 다기능, 고품질, 고성능 제품의 제공을 혁신의 목표로 추구해 왔다. 그러나 산업 환경의 변화로 이러한 공급자 중심, 산업 내 경쟁 지향적인 혁신은 점차 잠재적 시장 니즈, 감성적 욕구에 대응하는 컨셉 혁신에 조금씩 밀리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하이컨셉 기업들은 고객, 시장으로부터 큰 반향과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지난 6월 Apple의 미국내 iPhone 출시는 하이컨셉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잘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밤새워 줄을 서서 구매를 기다렸고, 이를 지겨운 과정이 아닌 하나의 자발적 행사나 이벤트로써 참여했다. 소비자들은 감성적으로 Apple이라는 기업과 그들의 제품에 끌리고, 열광하는 것이다. CNN 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판매개시 후 3일 동안 iPhone 판매량은 약 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약 6배에 달하는 인구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휴대폰 히트 모델의 일 개통 수가 1,000대 정도임에 비추어볼 때, 엄청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국 통신시장과 글로벌 휴대폰 메이커들은 iPhone이 불러올 통신 및 휴대폰 시장의 지각변동을 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하이컨셉 제품 하나가 시장과 산업의 방향 변화를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이컨셉 기업의 미래가 밝은 이유
시장의 열광은 대개 쉽게 식는다. 그렇다면 하이컨셉이 단순한 유행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Apple, B&O, Rowenta와 같은 하이컨셉 기업들은 자신의 하이컨셉을 더욱 확대, 강화하고 새로운 하이컨셉으로 연결시키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장, 경쟁, 기술의 시대적 변화를 감안할 때 하이컨셉 기업들은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고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시장 측면에서 물질적 풍요가 확대되고 기본적인 소유의 니즈가 충분히 충족되면서 소비자들의 감성적 만족에 대한 니즈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남성 소비자 중심 시장이었던 전자산업 등에서도 여성들의 구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제품에 섬세한 감각과 감성적인 성향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웹 2.0과 같은 IT 분야의 새로운 조류는 감성과 컨셉에 열광하는 문화와 가치를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시키고, 하이컨셉 패러다임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또한 경쟁 측면에서는 신흥 지역 저원가 기업의 빠른 성장, 프리미엄 대 대중 시장으로의 양극화 현상 등이 진전되면서 새로운 차별화 원천으로 하이컨셉의 활용이 증가할 것이다. 특히 저원가 기업들은 시장 내 중견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치와 비용’ 중 어느 것에 집중할 것인지 양자택일적인 선택을 강요받게 됨에 따라 향후 선도 기업뿐 아니라 중견 기업들도 차별화를 위해 하이컨셉 기업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기술 발전의 한계효용 감소와 범용화 속도의 증가 또한 본격적인 하이컨셉 시대의 도래를 가속시킬 것이다. 기술 성숙화로 인해 신기술 개발 비용은 늘되 수익은 정체되면서 상대적 수익성 저하에 직면한 기업들이 기술 혁신 이외의 새로운 혁신 방안을 모색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기술 범용화가 증가하는 것도 기술 이외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특히 저원가 기업들은 경쟁사 제품을 분해하여 기술을 습득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Engineering) 등을 통해 신기술을 낮은 비용으로 학습하면서 선진 기업의 기술 우위를 와해시키고 있다. 기술에 의한 차별화가 곤란해지면서 하이컨셉처럼 모방과 범용화가 어려운 요소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하이컨셉 시대의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미래에는 하이컨셉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하이컨셉 기업의 시장 공략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쟁의 패러다임 또한 바뀔 것이다. <그림 2 >에서처럼 기존 경쟁 패러다임 하에서 기업들은 보다 낮은 가격을 제공하거나, 기술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하였다. 예를 들어, 전자산업에서 중국의 Huawei, Haier, 터키의 Arcelik, Vestel, 대만의 Hon Hai와 같은 저원가 기업들은 기본적인 품질과, 낮은 가격을 통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Sony, Matsushita, 미국의 GE, HP, 한국의 LG, 삼성과 같은 선도 기업들은 품질/성능 개선과 기술적 혁신에 기반한 제품/서비스를 통해 차별적인 지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향후 하이컨셉 시대에는 가치와 경쟁력의 원천이 품질, 기능, 성능 중심에서 모방이 어렵고 쉽게 범용화되지 않는 디자인, 창의력, 스토리 등의 컨셉 중심으로 점차 이동할 것이다. 이에 따라 차별화와 경쟁의 틀 역시 감성적 가치와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컨셉 중심으로 고도화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객과의 감성적 교감과 시대를 앞서는 컨셉 창조는 핵심적인 시장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Market Share 보다는 Mind Share의 확대가, 기술적 혁신보다는 브랜드 정체성 강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주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새로운 차세대 기술의 개발도 중요하겠지만 기존 기술에 새로운 컨셉을 더해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도 하이컨셉 시대의 새로운 경쟁 방식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 기업들이 과거의 기술, 기능/성능 혁신의 우위에 안주한다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혁신의 우위가 ‘감성과 컨셉 혁신의 우위’에 의해 점차 무력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MP3 플레이어 시장의 경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은 MP3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Apple이 새로운 컨셉으로 무장한 iTunes-iPod 모델을 내놓자 시장의 대부분을 빼앗기고 말았다. 또한 전통적 기업들의 경우 하이컨셉을 지향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하이컨셉 기업과의 경쟁이 얼리어답터 시장, 하이엔드 시장에서 매스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Apple의 사업 확장에서 알 수 있듯이, 산업간 컨버전스, 제조 아웃소싱 솔루션 기업의 증가 등을 활용하여 하이컨셉 기업들이 사업 범위와 규모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형의 차별화가 하이컨셉의 요체
감성적 가치와 창의성이 중요해지는 하이컨셉 시대로의 변화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일회적, 단일 제품차원에 그치는 하이컨셉 만으로는 부족하다. 무형적 차별화 요소 강화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이컨셉을 창출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전통적 기업들이 간과해왔던 무형적 차별화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이컨셉 기업들의 사례를 비추어 생각해보면 디자인, 경험, 참여와 같은 역량의 확보와, 이를 지속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자사만의 차별적인 컨셉을 세련되게 구현하여, 디자인을 아우라 수준까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Rowenta, Amadana 등은 대표적으로 차별적인 디자인 컨셉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B&O와 같은 기업에서는 본사가 소비자들의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컨셉만을 제공한다. 실제의 디자인과 제조는 외부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변화 대응속도를 높이는 전형적인 컨셉 중심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고객에게 감성적, 창의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의 습관과 행동을 변화시킬만한 편리한 서비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등 감성적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Amadana는 기존 기업 대비 제품 다양성, 기술 측면의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Amadana는 디자인 강화와 함께 스토리가 가미된 코믹한 제품 설명서를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감성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 소비자들의 프로슈머화 경향에 대응해 참여를 고객의 감성과 공감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컨셉으로 활용해야 한다. 고객은 제품의 기획, 생산, 마케팅의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제품과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하게 된다. CrowdSpirit과 같은 기업이 이러한 컨셉을 실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중에 있다. 또한 Electrolux와 같은 기존 선도 기업들도 고객 참여의 컨셉을 사업 혁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디자인, 경험, 참여와 같은 차별화 요소는 한 기업 내에서 순차적으로 구현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하이컨셉 기업인 Apple은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이컨셉화 전략을 추진해온 것으로 판단된다. Apple은 스티브 잡스 복귀 이후 디자인에 집중하여 iMac과 같은 히트작을 만들었다. 또한 디자인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2001년에는 디지털 음악 시장을 평정한 iTunes-iPod을 출시하였다. 최근에는 iPod뿐 아니라 Apple TV에서도 일종의 UCC인 팟캐스팅(Podcasting) 기능을 추가하면서 고객 참여 여지를 증대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Apple은 단계적으로 Apple만의 디자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혁신적 음원 판매-청취 경험을 제공하였으며, 플랫폼 편의성 강화를 통해 고객 참여의 가능성을 증대시키면서 순차적으로 하이컨셉과 관련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 기업들도 하이컨셉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이러한 차별화 요소를 효과적으로 강화하려면 기본적으로 새로운 제품, 사업의 개발과 차별화된 고객 공략을 달성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품 기획 및 전략 수립에 있어서, 고객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맞게 자사의 제품/서비스와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콘텍스트(주간경제 943호, 「콘텍스트의 시대」 참조) 관련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콘텍스트는 하이컨셉의 개념 중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역량과 관련이 깊다. 이종 산업간 컨버전스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하이컨셉 역량 구축을 위해 과거 제품/서비스 단위의 개별적 혁신에 집중해 왔던 시각을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의 역량과 조직 형태에 맞는 대기업형 하이컨셉 전략을 추구할 필요도 있다. 디자인, 경험, 참여 등 하이컨셉 구현에 필요한 역량과 기존 제품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 서비스 창출도 가능하다. 디자인에 특화된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거나, 제품 기획과 혁신에 고객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Toshiba는 디자인 가전 Atehaca 브랜드 라인업을 통해 기능/성능 및 기술적인 가치보다는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 우아함 등의 컨셉을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이컨셉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해 보아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하이컨셉 구현의 허브나 파트너로써 포지셔닝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 컨셉을 기업 내/외부에서 다양하게 확보하고, 이를 사업화 해주는 하이컨셉 구현자(enabler)의 역할이 가능하다. 또는 차별적 생산 기술과 공정,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여 아이디어 보유자, 중소기업의 사업화 한계를 대리로 극복해주는 필수적 사업 파트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대만의 Hon Hai는 저원가 생산 공정과 차별적 금형 기술을 활용하여 Apple의 하이컨셉 구현의 필수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였다. 또한 부품/소재 등에 강점을 가진 일본 기업 중에서 하이컨셉 네트워크의 주요 사업 파트너가 등장하고 있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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