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공대 생명공학과 마티아스 울렌 교수
“앞으로 4년 뒤인 2015년 10월 모든 단백질을 그려 넣은 ‘단백질 지도’가 나오면 암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스웨덴 왕립공대(KTH) 생명공학과 마티아스 울렌 교수(사진)는 30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린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부터 한국 인도 중국의 연구진과 함께 지금까지 1만118개의 단백질을 찾았다”며 “우리 몸에 있는 단백질(2만3000여 개)의 5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부산 인제대에서 열리는 ‘한국인간프로테옴기구(KHUPO)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울렌 교수는 수백 건의 단백질 특허를 낸 ‘단백질 박사’다. 요즘도 매일 10개의 새로운 단백질을 분석하고 있으며 단백질 지도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단백질 연구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어서 연구자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와 같아요. 모든 단백질을 알면 해당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만 찾아서 연구할 수 있어 바다 위에서 길을 잃지 않을 겁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속에서 많은 일을 한다. 몸 안에 침입한 세균을 물리치기도 하며 때로는 병을 일으킨다. 가령 단백질 ‘her2’가 정상보다 많이 만들어진 여성은 유방암에 걸리기 쉽다. 암이나 알츠하이머 등 인류가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공공의 적’ 역시 단백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을 억제하면 치료할 수 있다. her2가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단백질 의약품은 현재 유방암 치료에 쓰인다. 울렌 교수는 “단백질 지도 완성은 질병 치료를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과학 분야의 우수한 논문이 한국에서 많이 발표된다”며 “이러한 연구가 삼성과 LG 등 생명공학기술(BT)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